[이 아침에] 기타 선생님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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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은 공부를 자꾸 하라 하면 영락없는 청개구리가 되어 더 하기 싫다. 다행스럽게도 부모님 곁에선 한 번도 못 들어 본 잔소리다. 누가 뭐래도 난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싶을 때 하면서 내 인생의 색깔을 칠하며 여기까지 왔다. 비록 어느 면에서도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평범하게 작품을 끝맺으려는 시점임에도 난 만족하고 있다.

일찌거니 시작은 했지만 꾸준하지 못했던 관계로 ‘도로아미타불’이 되어 항상 기초반으로 자진해서 들어가는 기타 동아리. 지겹게 말 안 듣고 연습은 나 몰라라 결석이 출석보다 100배 많은 지경에도 함께 어울려 보면 곧잘 따라가곤 했다. 설렁설렁 편하게 왔다갔다 모임을 즐기던 어느 해, 괴물 같은 회장을 만났다. 꾀부리고, 연습 안 하고, 결석하면서 멋대로 합주 연습에 참여한다든지, 퍼스트 파트를 하겠다고 고집까지 부려도 웃고 정답게 달래면서 연습을 종용하니 거부감 없이 잘 지내는 듯했다. 그러다 코로나19로 모임이 중단됐다. 이 때다 싶어 안심하고 기타 뚜껑도 열지 않고 있다.

웬걸, 단체 카톡방으로 지시가 내려온다. 악보를 보내준다. 초급반 회원들에게만 보내는가 보다. 연습해서 연주하는 것을 다시 카톡방에서 마이크를 클릭하고 보내란다. 그런 방법으로 레슨을 계속한다. 물론 누구도 레슨비 한 푼 지출 안 한다. 연회비 150달러면 땡이다. 딴 회원들은 비싼 선생님 공짜 개인 지도에 땡 잡았다 싶은가보다. 열심히 연주하면서 카톡방에 올리고 개인 레슨으로 빠르게 진도를 나간다.

나 보다 한 참 늦게 가입한 회원들이 쭉쭉 치고 올라온다. 속으론 그래봤자 연습 안 하고도 난 그 보다 더 잘할 거라고 방심한 채 여전히 기타를 꺼내지도 않는다. 까짓것 내가 한번 치면 그 정도쯤이야 거뜬히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참여 회원들의 연주가 거의 끝나간다. 5곡이나 되는 걸 어떻게 저리들 빠르게 잘 하는가 신경이 쓰일 때 쯤 독촉 톡이 온다. 빨리 연습해서 연주를 올리란다. 대답 안 했다. 며칠 후 또 빚쟁이처럼 독촉이기에 난 안 하겠다고, 코로나19가 풀려도 모임에 안 가겠다고 퉁명스레 답했다.

그동안 뭣에 홀린 사람처럼 회원들의 연주를 듣고 평을 해 주고, 고칠 점을 지적하며 코피를 쏟는 듯한 모습이더니 갑작스레 모든 걸 멈추고 잠잠해졌다. 지칠 줄 모르고 끌어당기며 가르쳐서 어느 정도까지는 이루어내게 하던 쌤이 많이 아프단다. 풍성하던 체구가 못 알아보게 살이 쫙 빠지고 손도 맘대로 못써서 기타도 못 친단다.

너무 심하게 다그친다고 반항하며 안했는데, 뜻밖의 소식에 난 당장 기타 뚜껑을 연다. 새로운 악보가 올라오기 전 먼저 숙제를 다 한 회원들은 쌤 소식에 더 열심히 연습해서 완전하게 연주하려 노력 중이고, 나 같은 청개구리가 착하게 연습하는 모습 보여주면, 기운차려 벌떡 일어나 새로운 곡 올려주며 연습하라고 다그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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